2015-01-07

[화제의 신간] 아프니까 결혼이다


아프니까 결혼이다

1. 연애에 목숨을 걸다
  1-1. 보빨의 미덕
  1-2. 더치페이
  1-3. 내가 왜  화난지 몰라?
  1-4. 74와 임신공격

2. 헬게이트 오픈, 예식
  2-1. 장모의 그늘
  2-2. 꾸밈비
  2-3. 공동명의, 인생딜
  2-4. 기분 갑자기 다운됐어

3. 결혼, 허울뿐인 무상섹스
  3-1. 고양이기운, 콘푸레이크
  3-2. 용돈생활
  3-3. 오늘 나 건들지마

4. 희망, 나의 분신
  4-1. 카톡프로필을 채워주는 너
  4-2. 200백만원짜리 유모차
  4-3. 키즈까페 사모님
  4-4. 마눌년의 하소연

5. 집구석
  5-1. 쓸쓸한 출근
  5-2. 김부장,  이 개새끼
  5-3. 넥타이 패잔병
  5-4. 멍멍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5-5. 아빠는 진짜 아무것도 몰라

6. 숨지고싶다
  6-1. 중국원양자원
  6-2. 풋이냐 콜이냐
  6-3. 여보 미안, 영숙이가 어렵데
  6-4. 빚보증 그리고 공황장애
  6-5. 아프니까 결혼이다

7. 손절 타이밍
  7-1. 피타보라스 마지막 공식
  7-2. 헤븐 스탬프, 이혼수속
  7-3. 뽀삐야 죽지마
  7-4. 독거

8. 잘놀다 갑니다.
  8-1. 아팠다, 이제는 아니다.
  8-2. 파란불
  8-3. 따뜻한 봄의 한강
  8-4. 상장폐지 내 인생






프롤로그





다행이다. 

딱 적당한 만큼의 따뜻함이다.


마포대교, 

삶의 끝자락에 서있던 사람들이 마지막 악수를 하던 난간.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짚어보다 눈물이 날것 같아 그만뒀던 사연들.



바람이 귓볼을 따뜻하게 스친다. 

긴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봄볕이 반갑기도 하지만

새 생명을 일으키는 이 태양볕 밑에서, 나는 한없이 부끄러운 존재다.




지난 시간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머릿솔을 훑고 지나간다.

10년간의 결혼생활,

신혼여행을 갔던일

차를 사고 좋아했던일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줄 아이가 태어났던일

넓은 평수로 옮기며 정든 동네를 떠났던 일




차들이 내 뒤를 쌩쌩 지나간다.

지난 기억들도 그렇게 빠르게 나를 떠나버려,

내 삶을 편안한 안식속에서 잠들수 있게, 허락해 줬으면 좋겠다.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내 아들 해철아.

미안하다.

내 존재가 너에게 짐이 되어버린 이 사실이

나는 견딜수가 없구나.

먼 훗날 너도 이해 할수 있겠지.





그리고 여보.

미경아.

나 이해해 줄거지?

난 당신이 미워서 떠난게 아니야.

난... 그저...





난간을 넘으니 지나가던 차들이 크락션을 울린다.

하지만 멈춰서는 차는 없다.

그래, 이건 저들의 응원일거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눈앞이 흐려진다.

하지만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길을 먼저 갔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바라봤을 이풍경을 기억하자.

낯선 그곳에 갔을때, 그사람들도 알고 있을 이 풍경을 말거리 삼아

말을 걸고 친구가 되자.

그러면 나는 그곳에서도 외롭지 않겠지.


그래 외롭지 않을거야.





외롭지 말자.




바람이 휙 불었다.


저 뒤에서 누가 애타게 부르는것도 같지만

처연한 뒷모습을 인사삼아 작별 하련다.




당신들은 아프지 마세요.

나처럼 아프지 마세요.



이 스러져가는 나를 보며

당신들은 행복의 방향을 찾으세요.




당신들의 행복을 위해

인사처럼 남깁니다.




아프니까,



아프니까 결혼이다.







풍덩


출처: http://m.dcinside.com/gallog/home.php?g_id=marriageissohurt


댓글 없음:

댓글 쓰기